신영극장의 문을 열고 📽️
안녕하세요, 강릉씨네마떼끄입니다. 3월까지 목표로 했던 4천만 원을 달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신영극장도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게 될 거 같습니다. 후원 캠페인 모금은 3월 31일까지 진행되니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오늘은 신영극장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재미있는 영화들을 함께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강원도 최초이자 강원도 유일의 독립·예술영화관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함께 보지 못한 영화들, 앞으로 함께 나눠야 할 영화들이 잔뜩 쌓여있었습니다. 신영극장은 기본적으로 매주 새롭게 개봉하는 독립·예술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전용관입니다. 동시에 강릉씨네마떼끄가 운영하는 영화관으로서 100년이 넘은 영화의 역사에서 여전히 그 가치를 발하는 영화들을 소환하는 시네마테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매주 영화를 개봉하고 짬을 내어 고전영화, 작가들의 영화들을 불러왔습니다. 새로운 독립영화가 개봉하면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작자, 배우들을 초청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했고, 필요하다면 특별전을 통해 현재와 과거의 영화들을 주목했습니다.
그렇게 2012년 첫해 6,000여 명, 2013년엔 9,000여 명, 2014년 1만 1천여 명의 관객이 신영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고, 비율로 따지자면 연간 강릉 인구의 1/20이나 되는 관객들이 신영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영극장이 문을 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이 2015년에 중단되고,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으로 전환되면서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의 예술영화전용관에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이었다면,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은 위탁 수행자를 통해 한국 예술영화 24편을 선정하고 극장이 선정된 영화를 일정 회차 상영하여 대관비를 확보하는 식이었습니다. 강릉씨네마떼끄는 이러한 지원 형태가 극장 고유의 프로그래밍 자유를 국가에서 침해하는 것이라 판단했고, 지원사업에 불참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을 보이콧했습니다. 1년간은 자체 자금으로 어떻게든 버텼으나 결국 재정난으로 인해 2016년 2월 29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재개관을 전제로 한 임시휴관이라고, 더 안정적인 공간과 조건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하며 문을 닫았지만 사실 내부 상황은 암울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원금이 전무한 상태에서 후원금과 매출로만 극장을 운영할 수는 없었고, 규모가 작더라도 극장으로 운영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었으며,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남은 스태프들의 몸과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스태프들은 잠시 활동을 접고 각자 휴식기를 가졌으며, 그해의 정동진독립영화제를 무사히 열고 독립·예술영화를 모아 특별상영하고, 새로운 공간과 방식을 모색하면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재개관의 가능성이 자꾸만 줄어가고 있을 때 2017년의 재개관은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활로가 열리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지금까지 강릉시가 강릉시민에게 독립·예술영화들을 소개하는 강릉씨네마떼끄 역할의 공공성을 인정하면서 전용관을 직접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것은 꽤 파격적인 행보였는데,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전국 최초로 전용관을 지원하는 사례였기 때문입니다. 정체되어 있던 재개관 준비는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나면서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오래된 강릉씨네마떼끄 사무실을 신영극장 내부로 옮기고, 극장 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시설을 재정비하여 2017년 3월 24일 다시 극장을 시작합니다.
재개관 이후로 다시 시민과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멈춰 있던 신영극장은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습니다. 영화 상영 외에도 영화모임과 영화비평 워크숍, 강연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특정한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뿐 아니라 영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이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곳으로 가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 갑자기 찾아와 생활 전반에 단절을 불러온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었지만, 그래도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과 국가, 지자체의 지원 덕분에 극장은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5월18일 신영극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게 됐고, 10주년을 축하하며 또 새로운 10년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기운들을 받았습니다. 오는 5월이면 이제 11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10년도 재밌는 영화들과 함께 꾸준히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릉씨네마떼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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