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는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의 시행을 즉각 중단하라!

1.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 위탁수행단체 선정결과
지난 9월25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이하 본 지원 사업)의 시행을 위한 위탁수행단체로 “사단법인 한국영화배급협회”를 선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본 지원 사업은 지난 십여 년간 전국 예술영화전용관의 안정적인 운영에 기여해왔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을 폐지하고 신설된 것으로, 많은 영화인과 관련단체, 그리고 관객들마저 문제를 지적하며 시행을 반대했던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진위는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 위탁사업자 선정은 적절했는가?
영진위는 위탁수행단체 선정이유에서 ‘사업계획과 수행능력 등을 평가하여 한국영화배급협회를 위탁사업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탁수행단체 공모에 단독 신청하여 선정된 한국영화배급협회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극장배급에 있어 어떤 활동경력이 있는지,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제작과 배급 등 일련의 유통 과정에 어느 정도의 이해와 경험을 가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더불어 위탁수행단체 공모에 1개 단체만이 참여한 결과를 두고 어이없게 ‘홍보부족’이라고 분석할 정도로, 본 지원사업과 관련된 현안에 무지하고 무관심한 심사위원들의 심사결과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
한국영화배급협회의 전신은 1999년 설립된 한국영상협회로 설립이후 지금까지 비디오산업의 이해당사자들의 권익을 대변해왔다. 이런 단체를 ‘극장 개봉을 통한 예술영화의 관객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본 지원 사업의 위탁수행단체로 결정한 것은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결코 부적절하다.

3. 사업시행의 목적에 대한 의심과 의혹, 의혹은 확신으로!
영진위는 지난 십여 년간 이어져온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을 독단적으로 폐지하면서 본 지원 사업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원 사업의 내용은 허술하고, 사업 목적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받았다. 영화인들과 관련 단체들이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수차례 의견을 밝혔음에도, 영진위는 이 의견들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사업 시행을 추진했다. 게다가 사업 추진 방식 중 전문단체를 통한 위탁수행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탁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사업 변경의 목적에 대한 의혹마저 제기되었다.

영진위가 본 지원 사업을 추진해온 지난 1년간의 추진과정과 이번 위탁수행단체 선정결과를 돌이켜볼 때, 그간의 의혹은 확신이 되고 있다. 영화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기존의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의 개선 추진 의견을 묵살하면서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영진위의 태도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집착에 가까운 사업위탁에 대한 영진위의 맹목적인 의지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4. 영화를 진흥할 의지가 없는 영화진흥위원회
본 지원 사업은 독립·예술영화를 진흥하고자 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예술영화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시행되고 있다. 게다가 지원작을 선정하고 상영할 극장을 확보하는 등 지원 사업 전 과정을 관리해야하는 중요한 역할에 부적절한 단체가 선정되었다.
이쯤 되면 영진위가 추진하려는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의 진짜 목적은 독립·예술영화의 유통 구조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 사업’은 독립영화를, 예술영화를 아니 한국영화 전체를 진흥해야할 영진위가 영화를 진흥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5. 한국영화 진흥에 기여하지 못하는 진흥기관은 불필요하다!
한국영화의 근간이자 미래라 불리는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들은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독과점적 시장질서로 인해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고 한국영화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영진위는 그동안 독립·예술영화의 제작과 배급 그리고 개봉 등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지원 사업 펼쳐왔다. 영진위의 정책과 사업은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았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독립·예술영화가 안정적으로 개봉하여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영진위는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 시간 동안 영화계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기반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 영화의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자 입장수익의 일부로 조성된 영화발전기금으로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내용에서부터 형식까지 모든 것이 진흥과 동떨어진, 심지어 예술영화 유통과정을 파괴하려는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진흥기관이라면 해산하는 것이 맞다.

6. 아직 늦지 않았다
이번 위탁사업체 선정과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사업의 강행은 영진위가 예술영화전용관, 독립영화계와 함께 십여 년간 진행해온 오래된 문화예술적 합의를 깨뜨린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발생할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 배급의 위축 등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영진위가 합당한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예상되는 파국을 지켜보며 책임추궁할 계획이나 짜고 있지 않을 것이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인과 관련단체들은 본 지원사업이 야기할 수많은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영진위가 지원사업 강행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수차례 적절한 대안마련을 제시했다. 영진위가 강행추진중인 지원사업은 실질적인 지원과는 동떨어진 내용이 많으니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사업목적 달성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업위탁방식을 수정하여 합리적인 지원 사업으로 만들 것 등을 요구해왔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아직 늦지 않았다.

7. 우리의 요구
영진위는 “예술영화 유통배급 지원 사업” 위탁수행자 선정결과를 무효화하고, 본 지원사업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영진위는 독립예술영화의 유통배급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사업의 수립을 위한 공개적인 논의를 즉각 시작하라!


2015년 10월 8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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